2020년 개봉한 이정재, 황정민 주연의 액션 누아르 영화, 이재훈 감독의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줄거리와 배우 이정재·황정민의 압도적인 액션 연기, 그리고 국내외 평점과 관람객 반응까지 정리해보려 합니다. 강렬한 누아르 감성과 감정의 깊이를 함께 품은 이 영화는 단순한 액션 이상의 여운을 남기는 작품입니다.
고요한 분노의 서사,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줄거리 속 숨은 감정
암살자로 살아온 인남은 모든 것을 내려놓고 조용히 은둔 생활을 하던 중, 믿기 힘든 연락을 받게 됩니다. 과거 연인과의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가 유괴됐다는 것. 갑작스럽게 살해된 옛 연인, 그리고 납치된 딸의 존재는 인남의 삶을 다시 어둠 속으로 끌어들입니다. 그는 아이를 되찾기 위해 태국으로 향하고, 그 과정에서 강력한 적과 마주하게 됩니다. 바로, 과거 인남의 암살 대상이었던 인물의 동생 ‘레이’입니다. 레이는 형을 죽인 인남에게 복수하려는 냉혹한 인물로, 아이의 행방을 쫓는 인남을 끝까지 쫓아다닙니다. 영화의 전체적인 줄거리는 누아르 장르의 색채를 띠고 있지만, 단순한 추격이나 복수를 넘어 인간의 내면과 죄책감, 그리고 구원에 대한 진지한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처음엔 단순히 아이를 되찾기 위한 ‘액션극’ 일 줄 알았지만, 진행될수록 이 영화는 한 남자가 자신의 과거와 싸우며 또 다른 생명을 지키려는 처절한 여정을 그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개인적으로 인남이 한밤중에 홀로 앉아 과거를 되새기는 장면은 아주 인상 깊었습니다. 죄책감과 후회가 겹겹이 쌓인 눈빛은 단순한 액션 그 이상의 무게를 전달해 주었고, 황정민의 연기력이 그 감정을 더욱 생생하게 표현했습니다. 이처럼 줄거리의 중심에는 ‘폭력’보다 ‘감정’이 있으며, 특히 아버지라는 존재가 아이를 지키기 위해 어디까지 갈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영화였습니다.
이정재 황정민 액션 대결 리뷰
이 작품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는 단연 이정재와 황정민이라는 두 배우의 치열한 연기 대결입니다. 인남과 레이라는 캐릭터는 단순한 선악 구도를 벗어나 각자의 서사와 감정을 품고 있습니다. 황정민은 인남이라는 인물 속에 고요하지만 강한 아버지의 감정을 담았고, 이정재는 무자비한 복수심을 지닌 인물 ‘레이’를 소름 끼치도록 담아냈습니다. 황정민의 액션은 매우 현실적입니다. 특별히 과장된 동작 없이 짧고 강하게, 상황에 맞게 움직이는 그의 몸짓은 전직 킬러로서의 숙련됨을 보여줍니다. 반면 이정재는 극단적으로 폭발하는 캐릭터를 연기하며, 단순한 악역이 아닌 ‘광기 어린 분노’를 표현합니다. 특히 레이 캐릭터가 웃으며 칼을 휘두르는 장면은 무섭다는 감정을 넘어서서 ‘섬뜩함’을 남깁니다. 이 영화의 액션은 단순한 싸움이 아닙니다. 인물의 성격과 감정이 그 안에 녹아 있습니다. 좁은 골목길에서 벌어지는 근접 전투, 길거리에서의 숨 막히는 추격전, 그리고 마지막 대결까지… 각각의 장면은 캐릭터의 감정이 격돌하는 순간들이며, 싸움 그 자체가 이들의 삶을 압축해 보여줍니다. 저는 특히 칼을 쥔 손이 떨리는 인남의 모습에서, 싸움 그 자체가 아닌 딸을 지키고 싶은 아버지의 간절함이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반대로, 레이는 오히려 더 치밀하고 침착하게 다가와 인남을 벼랑 끝으로 몰아붙입니다. 이 두 배우의 연기는 그 자체로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이라 할 수 있습니다.
엇갈리는 평점 속에서도 빛나는 연출과 반응
개봉과 동시에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한 이 영화는 호평과 혹평이 엇갈리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누아르 장르 특유의 스타일과 연출을 좋아하는 관객에게는 인생 영화가 될 수 있지만, 감정선 연결이나 서사 전개를 중시하는 관객에게는 다소 아쉬움을 줄 수 있습니다. IMDb 기준 6.8점, 네이버 평점 7.4점, 왓챠피디아 3.3점 정도로 전체적으로는 중상위권의 평점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 영화가 단순한 ‘액션 영화’로만 평가되기에는 아쉽다고 느꼈습니다. 인물 하나하나의 감정선, 조명과 음악의 절묘한 조화, 그리고 편집의 리듬감까지, 이 모든 것이 예술적으로 결합된 작품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해외 반응도 흥미롭습니다. 일본과 홍콩 등 아시아권에서는 ‘레이’ 캐릭터가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는 평가가 많았습니다. 이정재 특유의 냉철함에 광기를 더한 캐릭터 해석이 동양권에서는 특히 주목받았죠. 물론 극단적으로 호불호가 갈린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서사의 탄탄함보다는 스타일에 무게를 두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스타일이 이 정도면, 충분히 하나의 장르로 존중받을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박정훈 촬영감독의 감각적인 화면 구성과 조영욱 음악감독의 묵직한 사운드는 액션과 감정 사이의 간극을 절묘하게 메워줍니다. 정적인 장면에서도 긴장감을 잃지 않게 만든 이들의 작업은, 영화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느꼈습니다.
글을 마치며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단순히 총을 쏘고 칼을 휘두르는 액션 영화가 아닙니다. 그 안에는 죄책감, 복수, 그리고 한 아이를 지키려는 간절한 사랑이 담겨 있습니다. 이정재와 황정민이라는 두 명의 배우가 만들어낸 감정선은 누아르 장르 안에서도 드물 만큼 깊고 진하게 남습니다. 이 영화를 꼭 봐야 하는 이유는, 우리가 잊고 있던 ‘구원’이라는 감정을 새삼 떠올리게 해 주기 때문입니다. 폭력의 연속 속에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으려는 사람들의 이야기, 그리고 결국 남는 것은 사랑이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이 영화는 지금도 충분히 볼 가치가 있는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