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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대도시의 사랑법> 줄거리, 원작 소설과의 차이점, 김고은 노상현의 연기, 영화의 의미와 국내외 반응

by bbogimomm 2025. 4. 23.

2024년 개봉한 영화 '대도시의 사랑법'은 김고은과 노상현 주연, 박상영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입니다. 서울이라는 대도시를 배경으로, 각기 다른 두 인물이 우연히 엮이면서 시작되는 유쾌하고도 진한 동거 이야기는 퀴어 로맨스라는 장르를 넘어, 지금 우리 사회가 말하지 못한 진짜 감정의 결을 그려냅니다. 이 글을 통해 영화의 줄거리와, 원작소설과 영화의 차이, 영화의 감정선을 잘 살린 배우들의 연기력, 영화가 전달하는 의미 및 국내외 반응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영화 대도시의사랑법 대표 포스터

1. 영화 줄거리 : 위태롭지만 유쾌한 동거의 시작

영화 '대도시의 사랑법'은 재희(김고은 배우)의 폭발적인 첫 등장으로 시작됩니다. 그녀는 세상 누구보다 자신감 넘치고, 자유롭고, 거침없는 스타일로 어디서든 존재감을 발휘하는 인물입니다. 반면 흥수(노상현 배우)는 조용하고 눈에 띄기 싫어하는 성격으로, 게이라는 정체성을 숨기고 살아가는 인물입니다. 겉보기엔 전혀 맞지 않을 것 같은 두 사람은 재희가 흥수의 비밀을 우연히 알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얽히게 됩니다. “비밀을 들켰다”는 위기 속에서 시작된 두 사람의 관계는 단순한 협박이나 밀당의 구도가 아닙니다. 오히려 그 과정에서 두 사람은 점차 서로를 가식 없이 대할 수 있는 유일한 존재로 느끼게 되고, 급기야 함께 사는 동거 생활에 돌입합니다. 이 동거는 로맨스라기보다는 인간 대 인간으로서의 공감, 연대, 의지의 공간으로 그려집니다. 연출은 이 기묘한 관계를 코믹하지만 진심 어린 톤으로 담아내고 있습니다. 단순히 웃기기 위한 설정이 아니라, 현대 사회에서 ‘정상’과 ‘비정상’이라는 이분법이 얼마나 무의미한지를 보여주며, 재희와 흥수가 점차 서로의 ‘정상’이 되어가는 과정을 정감 있게 펼쳐냅니다.

 

2. 원작소설과 영화의 차이 : 각색의 방식과 의미

영화는 박상영 작가의 단편 소설 '대도시의 사랑법'을 원작으로 합니다. 원작은 도시에서 살아가는 남성의 연애, 욕망, 고독을 감각적인 문체로 담아내며 문학적 성취를 인정받았습니다. 그러나 영화는 원작의 한 에피소드를 기반으로 전혀 다른 방향으로 서사를 확장하고 있습니다. 가장 큰 차이점은 재희라는 여성 캐릭터의 존재입니다. 소설은 대부분 남성 중심 시점에서 진행되지만, 영화는 재희라는 강렬한 여성 인물을 전면에 내세워 ‘이상한 사람들끼리의 연대’라는 주제를 강조합니다. 이로 인해 작품은 퀴어 로맨스임에도 성적 긴장이나 비극적 갈등보다, 일상 속 관계의 미묘한 균형과 친밀감을 중심에 놓습니다. 또한 영화는 흥수의 내면을 조용히, 그러나 섬세하게 풀어갑니다. 가족이나 사회 앞에서 드러내지 못했던 그의 감정은 재희와의 관계 속에서 서서히 표면화됩니다. 이런 각색은 관객이 흥수를 게이라는 정체성 그 자체가 아니라, 한 인간으로 바라보게 만드는 효과를 낳습니다.

 

3. 캐릭터에 생명을 불어넣은 배우들

김고은은 이번 작품에서 ‘재희’라는 캐릭터를 통해 새로운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줍니다. 기존의 섬세하고 조용한 연기와는 다르게, 재희라는 캐릭터는 극단적으로 솔직하고, 감정적이고, 튀는 인물입니다. 하지만 김고은은 그 안에 감추어진 외로움과 상처까지 담아내며 입체적인 캐릭터로 완성시켜 냅니다. 오버되지 않게 통통 튀는 그녀의 에너지는 극 전체의 활력을 책임집니다. 노상현은 흥수라는 내성적인 인물을 절제된 감정으로 표현합니다. 눈빛, 침묵, 작은 움직임으로도 내면을 전달하는 그의 연기는, 흥수가 사회 속에서 어떻게 살아남아야 했는가를 말없이 증명합니다. 두 배우의 케미스트리는 연인의 감정보다도 ‘우정 이상의 이해자’라는 감정선에 정확히 닿아 있습니다.

 

4. 퀴어 로맨스를 넘어선 관계의 확장 – 영화의 의미

영화 '대도시의 사랑법'은 퀴어 영화라는 틀에 갇혀 있지 않습니다. 이 영화는 “게이 캐릭터의 비극”, “이성애자-동성애자의 갈등” 같은 전형적인 설정 대신, “서로 너무 다른 두 사람이 어떻게 유일한 ‘편’이 되어가는가”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흥수는 커밍아웃하지 않은 게이로 살아가고 있고, 재희는 “이상하다는 말이 칭찬처럼 들리는” 자유로운 사람입니다. 둘은 서로를 이상하다고 생각하지만, 동시에 서로만이 이해해 줄 수 있는 고유한 방식으로 연결됩니다. 이 지점에서 영화는 사회적 규범을 해체하고, 진짜 ‘관계’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되묻습니다. 국내외 평단의 반응도 긍정적입니다. 국내에서는 “퀴어를 말하면서도 퀴어에 갇히지 않은 보기 드문 영화”, “김고은의 필모그래피 중 가장 색다른 도전”이라는 평가가 있었으며, 해외 평론에서는 “동양적 정서와 현대 도시인의 고독을 유머와 감정으로 연결한 영화”라는 호평이 이어졌습니다.

 

글을 마치며 : 우리가 사랑을 말할 때 – 너와 나의 방식으로

영화 '대도시의 사랑법'은 단순한 로맨스도, 단순한 퀴어 영화도 아닙니다. 이 영화는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 ‘나답게 살아간다’는 것이 무엇인지 보여줍니다. 서로가 이상형은 아니더라도, 삶의 한 지점에서 누구보다 깊게 연결될 수 있는 사이가 있다는 것을, 이 영화는 유쾌하면서도 진심 어린 방식으로 전합니다. 누구나 조금은 이상하고, 누구나 외롭습니다. 그래서 우리 모두는 누군가와 ‘재희와 흥수’ 같은 모먼트를 갖고 싶어 하는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